저번 블로그는 11월 3~5일, 국립박물관 소속 극장 용 공연 ‘음류’을 마치고 돌아와 그대로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 제작에 돌입한 것까지. 그 때부터 무리가 가거나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져, 저로서는 조금 심각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코로나인가 했는데 역시 아닌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고열이 나는 독감과도 다르고. 하지만 쓰러져 휴식을 취할 여유는 없고 그대로 다큐멘터리 음악 제작이 연이어 지속되면서 그것 때문에 회복이 늦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시나 무리하면 안되는 군요>>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습니다^^;
몸 상태를 보면서, 그리고 라이브와는 정반대의 영상음악 제작에 몰두한 나날을 보내며 11월 24일 피아노 토크 콘서트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 ‘양방언, 디아스포라(Diaspora)를 노래하다!’를 위해 제주도로. 제주대학교에서의 라이브는 거의 10년 만, 그리고 올해 1월 말 폭설 속 서귀포 라이브 이후 제주도 분들을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이번 피아노 솔로에 더해 보컬 정애선 씨가 참여해 '해녀의 노래'와 '제주도 푸른밤’을 연주했습니다. 이 피아노 솔로&알파도 당연히 즐겁고. 이번에는 평소 잘 연주하지 않는 Black Pearl 등 CD 음원에서의 오케스트라 곡을 골라 피아노로 연주한 것도 꽤 즐겁고, 미래에 이런 스타일의 콘서트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실감, 정말 즐거운 라이브로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 실행위원 여러분,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꼭 조만간 제주도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루이자와로 돌아와, 금년 연중 계속되고 있는 게임 명일방주 사계절 시리즈 최종작 「겨울」의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겨울 장면&기분을 떠올리면서 자유롭게 스케치했습니다. 사실 이 시간 너무 소중해서 무심코 둥둥 뜨는 아이디어에서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계기를 알아보고 찾는 것이 첫 번째 키 포인트가 됩니다. 그 방향성&계기, 즉 입구만 발견되면 그 후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고 비교적 부드럽게 진행됩니다. 물론 가끔 다른 입구에 끼어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제작 작업이든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부풀릴 경우, 저는 여기 산중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고, 밖에서 라이브가 끝나면 바로 이 자연 속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모드가 완전히 바뀐다고나 할까요?
게임 '겨울'이 어느 정도 윤곽이 보여서 12월 7일 열리는 한국 대편성 라이브 Evolution in 대전 준비. 편성이 크기 때문에 스코어 등도 평소에 비해 손이 많이 가지만, 꾸준히 진행해 12월 초에 방한. 또 다른 라이브 모드로 돌입했습니다, 정신이 없네요.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요즘은 참가 뮤지션들이 정말 바빠서 스케줄을 잡을 수 없어서 ㅠ 입국한 그날 리허설이 시작된 것은 무려 자정. 그래도 다들 협조적으로 참여해줘서 심야 새벽까지 계속됐어요. 아니, 어떤 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뮤지션도 체력승부(!)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그리고 이야기 돌아가서, 올해 마지막 대편성 에볼루션 라이브에서 유의했던 것은, 11월에 크게 컨디션이 나빠졌기 때문에, 라이브를 향해서 제대로 체력을 회복&유지하는 것. 그리고 여러 의미에서 올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집대성적인&파워풀한 공연으로 만들고자 한 것. 기존 곡도 편성에 변화를 더하고, 스케일 큰 곡을 굳이 소편성으로 해 보거나 표정의 차이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공연에 와주신 분들 어떠셨는지요. 이 라이브, 저희는 물론 무대 위에서 완전 불태웠어요. 여러분 덕분에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와주신 분들, 여기서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고마워요.
양방언 에볼루션 대전 뮤지션
기타 박상현, 베이스 장태웅, 드럼 황정관
바이올린 강이채, 백나영, 비올라 박용은, 첼로 임수연
색소폰 정지윤, 트럼펫 박경모, 트럼본 정재환, 태평소 피리 박세라
그리고 다음날은 과천에서 아리랑TV 라이브 녹화, 한 곡뿐이었지만 그것도 제대로 마치고 이 곳 가루이자와로 돌아와 지난 번 그려둔 '겨울' 곡의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돌아오니 이 곳도 완전히 겨울이고.. 계절이 딱 맞게 제작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요코하마 랜드마크 스튜디오에서 바이올린 레코딩을 끝내고 거기에 내가 추가작업으로 몰아넣어, 바로 몇 시간 전에 완성! 미션 거의 완료~^^!
과천에서 아리랑TV 녹화
올해 후반에 라이브와 제작으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단 한 가지, 체력과 집중력 유지 방법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연령적으로도 당연하고 스스로 인식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남은 건 시나가와 교회에서 Christopher Hardy와 바이올린 츠치야 레이코와 함께하는 트리오 크리스마스 라이브! 올해 후반 일본에서의 라이브 기회가 적었지만 크리스마스 곡은 물론 신곡, 평소와 다른 곡 등 이 라이브에 마음을 담아 즐겁게 연주하려 합니다! 크리스와 레이코도 의지가 넘쳐서 벌써부터 기대되어요. 여러분, 12/22 시나가와 교회에서 만나요!
양방언
P.S 요즘 한국에서 체류하는 기간은 콘서트나 미팅으로 바빠 휴식을 취할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바쁜 건 물론 좋지만 조금 서운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코로나 때는 빈 시간에 산에 가거나 했었는데요. 문득 그런 시간이 그리워지는 올해 하반기였던 것 같아요. 휴식&기분전환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