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기능에 자주 있는 「~년 전 글은 이랬습니다」에서 자주 인상적인 포스팅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의 영향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연주도 할 수 없는 이런 시기에는 과거의 포스팅이 신선하고 때로는 당시의 내가 부러워질 때도 있다.
얼마 전엔 2년 전 KBS 다큐멘터리로 극동 러시아에서 바이칼 호를 경유해 중앙 아시아의 카자흐스탄까지 간 일이나, 내가 제작했던 여름 제주 축제 'Jeju Music Festival,’ 그리고 수많은 과거 공연 포스팅 등을 볼 때마다 현실을 알게 돼 좋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씁쓸한 생각도 든다. 이건 이제 누구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오로지 한국의 뮤지컬 제작 작업, 늦었지만 공연을 위한 준비, 그리고 영상 리서치 등 산만할 정도로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른 프로젝트에 의식을 돌리려 해도 결국 한 곳에 틀어박혀서 진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 지속시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스트레스 발산이나 기분전환하는 행위가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외부 왕래 없이 한 곳에 머물며 제작 등을 진행하다 보면 시간 감각이 마비되고 어쨌든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깜짝 놀라게 된다. 이건 여러분도 공통적일 것 같은데 어떠려나요? 시간과 장소의 감각이 사라져 간다=사실 큰 ‘공포’를 막연히 느끼고, 과거의 현실이 지금이 되어, 지금은 비현실이고, 그것을 갈망하고 있는 나도 왠지 두렵기도 하고. 그렇게 무섭다고 계속 말하는 호러틱한 블로그 쓸 생각은 없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역시 무서워(거짓말)^^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그럭저럭 도쿄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7개월 정도 나가고 있지 않다. 나가노현 외에서 나간 적이 한번도 없어! 이런 일이 평생동안 일어난다는 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고 지금도 솔직히 믿을 수 없는 마음.. 난감하네요, 진짜.
이야기를 바꿔, 얼마 전 우리집 테라스에 아름다운 나비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진에 담으려고 다가갔다. 그런데 전혀 당황하지 않고 날아가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나비의 날개가 찢어져 아마 그곳에 오래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것 같다. 그러던 나비가 벌떡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했지만 통증 때문인지 힘이 부쳐서 인지 그대로 멈춰섰다. 그 상태가 워낙 오래 지속되어 나는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들어갔지만, 잠시 후 가보니 나비는 날아올라 사라져있었다. 틀림없이 무사히 날아가 지금은 유유히 하늘을 날고 있을거라 생각해&기도해. 그치만 찢어진 날개를 펴고 햇빛을 받으며 날아오르려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고, 열심히 날고자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요즘 기분 전환으로 '달린다’. 비정기적이지만 시간대는 해질녘이 많다. 보통 코스는 아주 넓고 전망이 좋은데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억새가 자라고 키가 큰 덤불이 되고 있다. 그 덤불 사이를 달리면 그 안에 있던 수많은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내 머리 위를 종횡무진 날아다닌다. 처음에는 무척 놀랐다. 하지만 요즘엔 익숙해져서, 여기쯤 들어가면 새가 날아오를 것이라고 하는 예상해서,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기도 한다.(사실은 영상보다 수는 압도적으로 많습니다만) 분명 새들은 놀라서 경계하느라 상공을 배회하고 있는 거겠지만(놀래켜서 미안) 그 모습이 황홀하다. 저렇게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오가는 모습이 정말 부럽다. 바로~♪Wish to Fly~
어떻게 보면 자유의 날개를 빼앗기고 몸부림치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매일이지만(우리들&모두를 위해서라도 이건 어쩔 수 없다), 이 달 26일, 무관객이지만 7개월만에 무대에 섭니다. 연주시간은 짧지만 이 정도로 서서히 사회에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행사의 취지도 좋고 뭔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비의 찢어진 아름다운 날개와 열심인 모습을 보며 Forbidden Feathers를 떠올리며 새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에 Wish to Fly가 연달아 떠오르다. 응, 이 날은 어떻게 해서든 ♪Wish to Fly~를 연주하고 싶다! 이렇게 <금지된> 부러진 날개를 회복하면서 서서히, 본격적인 라이브를 향해 날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부디 눈앞 : 오프라인으로!)
양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