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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트로 그리는 작곡 - 영상작품 #1. 전시음악 1화

  •  WRITER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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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27 13:26  

 

코로나에 영향이 큰 요즘, 공연은 연기/중지가 많아 엔터테인먼트 계열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로) 많은 사람들과 업계, 거의 모든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그 중에서 그래도 난 운이 좋은 편이다. 라이브 공연은 전면 중지여도, 적지 않은 분량의 음악 제작이 있고, 내용적으로도 처음 경험하는 프로젝트&개인적으로 흥미를 끄는 테마로, 지금은 온전히 그것을 소화하고, 거기에 악기를 연주할 시간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와는 다른 에어 포켓 안에서 다음으로 가기 위한 충전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라기 보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기분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글쎄, 기분을 바꾸어보자.

 

지금 제작이 한창이기 때문에 매일 긴 길이의 영상을 보며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간과의 싸움으로 밀어붙이며 만들어가던 과정을, 이번에는 조금 시간적(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므로, 스스로도 다시 검토해보려 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예전부터 작곡/제작과정을 총칭해서 "팔레트로 그리다"라는 이미지가 있어 항상 그런 이미지로 작업해왔습니다만, 앞으로 영상작품, 솔로, 이벤트 작품 등 배경음악에 한정하지 않고 장면별로 나누어 여기 "팔레트로 그리다"에 써나가겠습니다. 인스트루멘탈 작품은 사용처에 따라서, 곡을 만드는 목적이 출발점부터 달라 그 과정이나 최종적인 취급 방법도 완전히 달라지므로 "가는" 길이 노래나 가요와는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 그 이야기도 포함해 여러가지. 그런 씬마다 팔레트로 그려가는 과정, 하지만 실제로 만들고 있을 때는 이미 필사적이기 보다는 시간에 쫓겨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이기도 하니까, 스스로도 파헤쳐볼까 합니다. 저 스스로도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마지막으로 이것은 작곡강좌 등과는 200% 다른 것으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어프로치를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비평가, 평론분들의 타겟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아 그런 어프로치로 만들고 있군요" 정도로 받아들여주세요.

 

★팔레트로 그리는 작곡 - 영상작품 #1. 전시음악 1화



 

 

이 제목은 말 그대로 음악을 팔레트로 그려간다는 건데. 나의 경우 그 배경이나 스토리에 따라 전혀 흐름이나 계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계기"가 매우 중요하고, 소위 "모티브"라고 불리는 것을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는 멜로디, 리프, 리듬 등. 말로 하면 "그렇겠지" 라고 말하지만, 그 내용이 수천개나 있어, 이것은 작품과의 연결을 찾아내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다. 즉 그 작품의 입구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우) 입구로 들어간 뒤에는 그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요컨대 그 이미지의 단서가 보이는지 어떤지,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이 노력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입구에 들어가 버리면 곤란한 일이 됩니다. 제일 귀찮은 건... 좋은 것 같기도 한데 별로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을 때가 제일 위험하달까 시간이 아깝습니다. 이럴 때는 단칼에 잘라 버리고 새로운 입구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경험상 최선책. 시간에 쫓기거나 어떻게라도 하고 싶은 생각을 떨쳐 버리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피아노를 치지만 당연히 피아노가 들어가지 않는 곡인 경우도 태반이므로 일단 DAW(Logic Pro)에 대강 악기나 작품의 톤 이미지를 그리면서 생각나는 대로 여러가지를 치거나 시행착오를 합니다. 놀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점점 기재나 음색과 세션해 가거나, 최근의 소프트웨어나 음색 라이브러리의 진화가 대단해서, 정신을 차리면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면, 완전 개인의 기호의 세계로... 물론 이것은 엄청 즐겁지만요.

 

음악작업을 했던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정신을 차리고, 작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대강 ‘이미지: 톤’이라고 했는데 어떤 악기이고 어떤 세계관인가?

피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악기를 라이브러리에서 찾아내 이미지적으로 연주해 본다. 또는 전혀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이미지로만 몰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최대한 실제의 "음"으로 하는 것을 피하고, 여러가지 이미지를 생각나는 대로 머릿속에서 그려봅니다. 멜로디를 생각하거나, 대략 경치나 흐름을 그려보거나, 혹은 이미지를 문자로 메모하거나.... 역시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곡의 핵심이 되는 멜로디나 리프 등의 모티브를 찾아내는 것. 그 과정에는 많은 어프로치가 있어 기분으로, 분위기로 결정하기 보다는 작품이나 주제에서 전해지는 부분을 최대한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때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십이국기 등의 애니메이션, 한국에서의 영화나 솔로작품에 아시아적인 색깔이 있는 작품이 있기에 그런 에스닉한 느낌을 요구하는 경향도 많이 있습니다. 재작년&작년에 시작한 중국의 대형 애니메이션&온라인 게임의 경우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아시아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그것을 현대적인 스케일감을 가지고 표현해 주었으면 하는 오퍼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예로는

십이국기, 새벽연화, ASTA 

 

일본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 십이환몽곡

https://www.youtube.com/watch?v=89BdA4IDvjs&list=RDK0P1R4gvDd4&index=2


 

일본 애니메이션 ‘새벽의 연화’ 오프닝

https://www.youtube.com/watch?v=3Tz3vxwJf6I

 

한국 온라인 게임 ASTA - ‘Asa, The Capital Of Asu’

https://www.youtube.com/watch?v=8aMccwlc9Po

 

예를 들면, 십이국기(오프닝곡 ‘십이환몽곡’)의 경우, 메인 멜로디가 생각난 시점부터 아주 순조롭게 시작했습니다. 주요 선율악기는 중국의 피리 ; DIZI. 이렇게 핵심이 되는 모티브로, 갈 수 있다! 라고 확신이 가는 경우, 제작은 부드럽게 진행되지만, 이것은 정말로 스무스한 케이스.

 

그 외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동안 우연히 찾아낸다=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어, 그 때 "아, 갈 수 있다"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가야 할 랜드마크만 보인다면 남은 것은 그것을 어떻게 채색해 나갈까, 입니다.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체력이 힘들든 말든 몰아갈 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움직이지 않는" 시간=모색할 때로, 이것이 길어질수록 어려워집니다. 입구가 잘못되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빨리 정신을 차리고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프로젝트는 전시. 현재 자세한 것을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서울 중앙 박물관에서 열리는 규모가 큰 전시입니다. 역사적인 소스를 영상 기술을 구사하여 현대화하고 mapping & 3D 영상화하는 프로젝트로, 가로 폭 14M로 크기가 크기 때문에 시청할 때 느끼는 스케일도 필연적으로 커집니다. 개인적으로 스케일감이 큰 음악은 너무 좋아해서, 매우 기쁜 프로젝트. 그리고 옛 벽화나 회화를 현대 기술로 아름답게 복각시키고 그것을 주제별로 선별해 스토리 구성으로 동영상화해 나가는 데에 회화와 스토리에 얽힌 판타지적인 요소도 더해져 매우 매력적입니다.

 

다만, 1편에 10분 이상, 총 6편에 60분 이상의 음악. 그리고 영상도 제작 도중에 변경이 되면 이것은 퍽이나 벅찬 일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이번에도 모티브를 잘 잡을 수 있게 되는 순간부터 업데이트 된 영상에 맞추면 전체가 약동감을 가져,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고생하며 만드는 시간 중 가장 안심하는, 그리고 보답받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다음 "팔레트로 그리다"는, 영상 없이&긴 길이의 이벤트 음악 제작 이야기로, 이것 또한 다른 취향이므로 부디 기대해 주세요. 그건 그렇고 이 전시 프로젝트, 4월 말부터 무사히 전시되길. 세부사항 결정되면 물론 알려 드릴테니까요.

 

양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