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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아티스트의 북국여행> 방송 후기

  •  WRITER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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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8-08 18:31  

 

 

얼마 전 EBS의 <아티스트의 북국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크리에이터, 아티스트들이 영향을 받은 5권의 책을 소개하고, 그것이 자신의 창작과 삶에 어떻게 반영되고 활용되어 왔는지를 탐색해보는 프로로 아티스트 내면을 샅샅이 살펴보는, 문장으로 하면 다소 과장된 이미지를 줄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그림이 아주 밝고 즐겁게 만들어져 매우 인상 깊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온에어 당일 일본에 있어 실시간으로 시청하지 못하였는데, 이곳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했습니다.
http://www.ebs.co.kr/tv/show?courseId=10033424&stepId=10037160&lectId=10928192

 

그럼 5권의 책을 제가 간단하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엄마는 해녀입니다. -고희연
재작년 참가한 제주도 해녀의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의 감독 고희영 님이 저술한 그림책. 그림은 스페인의 작가 EvaArmisén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이 두 분이 제주도의 해녀를 주제로 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계신데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해녀의 생활을 따뜻한 시점에서 서정적으로 그린 멋진 그림책. 때로는 진지한 해녀와 자연과의 관계, 운영도 포함해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작품으로 매우 추천드립니다.

 


 

2. 바람은 내게 춤추라 하네 -Nancy Wood
이 책은 30대부터 읽기 시작하여 40대가 될 때까지 여러 번 읽던 책.
Native American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키워왔던 자연과의 관계. 그것은 철학이며 살아가는 길의 길잡이이자 인생의 서사시이기도 합니다. 눈앞에 벌어진 자연을 모티브로 평이한 언어의 단편에서 심연으로 광대한 미학을 자아낸 아주 좋아하는 책. 마음이 흔들릴 때 몇 번이나 이 '시'로 다시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도쿄를 떠나 카루이자와의 산중에 정학하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은 후였습니다.

 


 

3. 단순한 뇌 복잡한 나 -이케가야 유우지 '
도쿄 대학 약학부의 교수 이케가야 유우지 씨가 출신 모교에서 열린 강의; 젊은 청중에 대한 강의를 수록한 것. 우리가 평소에 품었던 '마음'의 이미지, '생명' '마음' '자유'등은 뇌의 심플한 기능으로부터 태어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우리는 필요이상으로 그것을 신비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 개인적으로는 예술과 창조라는 것이 평소의 신경 경로에서 우연히 길을 벗어났을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을 마음대로 'NOIZ'라고 해석하고 보니 재미있는 이미지가 생겨났습니다. NOIZ가 있으니 평소와 다른 생각을 하게되었고, 다른 방면으로 계속 걸어가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상상력의 위대함인지, 아니면 그것은 내가 필요 이상으로 신비적으로 생각해버리고 있는것인지? 하는 끝이 없는 고민을 하게 되는것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4. 십이국기 -오노 후유미
NHK-BS에서 온에어 된 나의 음악 애니메이션 데뷔작. 일본은 물론 중국, 한국 그리고 유럽. 북미까지 많은 팬을 가진 작품으로, 특필해 마땅한 것은 이 원작이 가진 힘. 오노 후유미씨의 그림, 장대하고 치밀하며 아름답고 환상적인 '십이국기'라는 세계는 유일 무비. 솔직히 이 작품 이후 유사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다수 발표되었을 정도로 이 장르에서 압도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린과 악준이라고 하는 등장인물이 매우 좋습니다.

 


 

5.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이것은 무라카미 씨에게 세계의 팬으로부터 전해지는 '어떻게 소설을 쓰면 좋을까요?'라는 많은 질문에 문장으로 답한 것. 그의 창작에 대한 자세와 생각, 라이프 스타일까지 자세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데뷔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일본 문학계에서 박해되어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찾아 해외로 옮겼지만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게 된 과정, 그런 그의 뒷모습은 저에게 있어 매우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정말 강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각각의 책에 관하여 조금 딱딱한 이야기를 풀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포인트로 연출&구성이 매우 흥미롭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화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점점 커져, 듣는 쪽에서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 프로그램은 전혀 질리지 않도록 구성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직접 그린 만화 캐릭터, 쥐가 맹활약을 해주었습니다. 그가 키보드를 안는다거나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작곡하는 모습 등을 연출하는 등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작품별로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애니메이션화하여 저의 말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촬영 중간중간 스텝들과 가볍게 나눈 대화를 스스럼없이 삽입하거나 한국어 소통이 조금 모자랐을 때에도 애니메이션 군이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거나 하는, 질리지 않고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세세하게 배려를 해주어 아주 좋은 방송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참여는 정말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스태프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양방언

 

 

PS. 프로그램 온에어 당시 제가 DAUM 검색어 실시간 2위를 차지, 십이국기가 5위까지 올라왔었습니다. 예상 밖의 반응 정말 감사합니다!